[Discover 2026 하이라이트] 비전에서 자율주행의 현실로

지난 달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전 세계 IT 엔지니어들과 비즈니스 리더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바로 HPE의 가장 큰 축제인 HPE Discover 2026 때문인데요.

이번 행사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메인 무대는 안토니오 네리(Antonio Neri) 회장 겸 CEO의 메인 키노트와 다음날 이어진 라미 라힘(Rami Rahim) 네트워킹 부문 총괄 EVP의 세션이었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말로만 AI를 외칠 때, HPE는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 이후 단 몇 달 만에 완성해 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전한 대동단결, 즉 ‘자율주행 네트워크(Self-Driving Network)’의 실체를 시장에 가차 없이 증명해 보였습니다.

“AI 설계는 네트워크에서 시작된다”고 선언한 이번 Discover 2026의 핵심 하이라이트를 세 가지 테마로 정리해봤습니다.


테마1: 부실한 기초 위에 AI를 지을 것인가?

라미 라힘 부사장은 발표 서두에서 기초 부실로 인해 서서히 가라앉고 기울어져 버린 샌프란시스코의 럭셔리 마천루 ‘밀레니엄 타워’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안토니오 네리 CEO 역시 “아무리 화려한 AI 에이전트와 인프라를 지어도, 그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와 네트워크 파운데이션이 버티지 못하면 전체 아키텍처가 붕괴한다”며 경고를 던졌죠.

지금 수많은 기업들이 GPU를 사고 거대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수십억 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혈관이 되는 네트워크가 병목을 일으키고 레이턴시(지연)를 유발한다면 그 비싼 GPU들은 멍하니 대기 시간만 보낼 뿐입니다. 네트워킹은 이제 단순한 연결 통로가 아니라, AI 시대를 가르는 가장 치명적인 전략 무기입니다.

대규모 AI 워크로드의 엄청난 데이터 이동과 초저지연 요구사항을 버텨내려면
네트워크가 인프라의 중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

안토니오는 마이크로초 단위의 지연이 누적되면 90일 만에 끝날 모델 학습이 30일이나 더 늘어질 수 있다며 뼈를 때리는 팩트를 던졌습니다.


테마2: 말뿐인 로드맵은 끝났다: 시장을 뒤흔들 4대 통합 포인트

이번 디스커버에서 공개된 양사의 기술적 융합은 ‘미래 로드맵’이 아니라 당장 가동 가능한 ‘현재의 솔루션’으로 무대 위에서 시연되었다는 점입니다.

  • Marvis의 Aruba Central 확장: 주니퍼 Mist의 독보적인 대화형 AI 어시스턴트인 Marvis가 드디어 Aruba Central 플랫폼에 탑재됩니다. 글로벌 NOC 뷰에서 복잡한 장애원인과 같은 유무선 전반의 문제를 자연어(Plain English)로 분석하고 자동 복구합니다.
  • GreenLake Intelligence와의 연동: Marvis의 네트워킹 데이터와 GreenLake의 서버·스토리지 데이터가 클라우드 단에서 상호 연관 분석(Reasoning)을 수행합니다. 몇 주씩 걸리던 가상 머신(VM) 마이그레이션이나 인프라 최적화, 호환성 검증 등을 몇 분 만에 자동으로 끝내버립니다.
  • Aruba CX 스위치의 Mist 통합 관리: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검증된 HPE Aruba CX 스위치 시리즈를 이제 Mist 플랫폼에서 Day 0부터 Day 2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습니다. QR 코드 스캔 한 번으로 온보딩하고, 유선 SLE(Service Level Expectations)까지 실시간 측정합니다. 벤더 간의 벽을 완전히 허물어뜨린 조치입니다.
  • Apstra ➡️ ‘Data Center Director’ 개명 및 Marvis AIOps 탑재: 주니퍼가 자랑하던 의도 기반(Intent-based) 데이터센터 자동화 솔루션인 Apstra가 HPE Networking Data Center Director로 공식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HPE AI Factory 포트폴리오의 공식 풀스택 검증 솔루션으로 편입되면서, 데이터센터용 Marvis AIOps 엔진을 통해 단순히 장비의 Up/Down을 보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전압, 전류, 온도, CRC 에러를 포함한 30개 이상의 핵심 매트릭을 머신러닝 모델로 실시간 분석하여 광학 케이블(Optics) 등의 물리적 장애를 사전에 예측합니다.
  • 에이전틱 RCA(Agentic Root Cause Analysis)의 실체화: 장애 발생 시 몇 시간에서 몇 일씩 걸리던 트러블슈팅 시간을 ‘몇 분’ 단위로 극적으로 단축시킵니다. Marvis의 에이전틱 AI 시스템은 스위치 텔레메트리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흐름, 그리고 과거의 방대한 TAC 기술 지원 케이스까지 다차원적으로 연구 분석(Reasoning)합니다.
    특히 내부의 ‘Marvis Minis(디지털 트윈)’ 에이전트들이 실제 사용자 트래픽과 동일한 가상 테스트를 실시간으로 수행하여 휴먼 엔지니어 수준의 추론과 논리로 정확한 근본 원인을 도출하고 자동 조치 가이드까지 안내합니다.
  • 통합 SASE 오케스트레이터: Edge Connect SD-WAN과 SSE가 단일 콘솔과 단일 데이터 패스(Single-Pass)로 합쳐져 레이턴시 없는 제로 트러스트 가드레일을 제공합니다.
  • AI-Aware 방화벽 (인라인 AI 통제): 임직원이 ChatGPT/Gemini/Claude 같은 생성형 AI를 안전하게 쓰도록, 방화벽 단에서 실시간 NLP(자연어 처리) 추론을 수행합니다. 기업 기밀 키워드(secret, restricted)나 소스 코드가 포함된 프롬프트/파일 업로드를 밀리초(ms) 단위로 감지하고 원천 차단하는 압도적인 거버넌스를 선보였습니다.

테마3: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와 추론(Inference)을 위한 괴물 라인업

AI 라이프사이클(학습부터 에지 추론까지)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적은 ‘네트워크 병목과 전력 소비’입니다.

안토니오 네리는 “AI 팩토리의 본질은 전력(Electrons)을 토큰(Tokens)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지속 가능성과 하드웨어 효율을 전면에 내세웠고, 주니퍼의 무시무시한 하드웨어 스펙들이 이를 받쳐주었습니다.

구분제품명핵심 기술 및 차별화 포인트
Scale-UpQFX 5252– 업계 최초 AMD 힐리오스(Helios) 시스템 전용 이더넷 스위치
– 단일 랙에서 72개 GPU 연결, 260Tbps 대역폭 제공
Scale-OutQFX 5250– 세계 최고 성능의 100% 직접 수랭식(Direct Liquid Cooled) 스위치
– 토마호크 6 칩셋 기반으로 1.6T 커넥티비티 지원으로 전력 가용성 극대화
Scale-AcrossPTX 12000– 초고밀도 AI 패브릭 라우터. 데이터센터 간(DCI) 초고속 데이터 레이크 연결
– 양자 내성 방화벽 SRX 4700과 결합되어 강력한 데이터 보호막 형성
Edge InferenceQFX 5140– 에지 단의 분산 AI 추론을 위한 전용 스위치
16Tbps 용량과 AI 최적화 로드 밸런싱 탑재

“Architect Deliberately, Start with the Network”

안토니오 네리 CEO는 키노트를 마무리하며 강렬한 제안을 던졌습니다.

“신중하게 아키텍처를 설계하되, 반드시 네트워크에서 시작하라
(Architect deliberately, Start with the network).”

인간 엔지니어가 금요일 오후에 터진 장애를 잡으려고 주말 내내 전산실에 갇혀 로그를 뜯어보던 구시대적 네트워킹은 이제 끝났습니다. 위협을 스스로 예측하고, 기밀을 스스로 식별하며, 장애를 감지하고 스스로 치유(Self-Healing)하는 자율주행 네트워크.

이것이 HPE와 주니퍼가 합작해 낸 현실이자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시대를 리드할 진짜 기초(Foundation)입니다.

“네트워크가 가동(Up) 중이라는 것이 사용자가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라미 라힘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경험 최우선(Experience-First)’의 자율주행 시대로 완전히 진입했습니다.

새로운 네트워킹 아키텍처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셨나요?